통화정책 ‘변수’ 인플레 지표 나온다
에코프로비엠 등 MSCI 신규 편입 가능성
증권가 “지수보다는 업종 대응 권고
이번 주(9~13일) 국내 증시는 미국과 중국에서 발표되는 물가 지표 등에 촉각을 세우며 움직일 전망이다. 물가 상승 추세가 둔화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비교적 잠잠해지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 편입 이슈가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77포인트(0.18%) 하락한 3270.3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한 주(2~6일) 동안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30일(3202.32)보다 2.1% 상승했다. 지수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 연속 올랐다. 4일에는 약 보름 만에 종가 기준 3280선을 웃돌았다.
삼성증권 연구원은 “잇따른 불확실성 심화로 일시적으로 높아졌던 금융시장 변동성이 점차 안정되고 있다”며 “델타 변이 확산, 중국 규제 강화 등 주요 이슈들이 당초 시장이 우려한 최악의 시나리오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G2 미·중 7월 CPI 발표… 물가 압력 완화될 듯
전문가들은 오는 9일, 11일에 순서대로 나오는 중국과 미국의 물가 지표에 주목했다. 중국에선 소비자물가(CPI)와 생산자물가(PMI)지수가 발표되고, 미국에서도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될 예정이다.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를 보면, 물가 상승률 자체는 낮아질 전망이다.
중국에서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모두 6월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로 2개월 연속 둔화하면서 기업들의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비용 부담이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국내외 증시에서 물가지표는 중요한 기준점이 됐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불거지면, 지수는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중앙은행에서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통화정책 정상화를 고려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이다.
앞서 지난달 13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는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컨센서스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장중 한때 역대 최고치를 썼지만, 물가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했다.
미국 7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로 6월(5.4%)보다 소폭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 기여도가 높았던 중고차, 트럭 물가 상승세가 둔화된 점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상품물가 상승세가 둔화한다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근거로 통화정책 가능성을 앞당길 가능성은 낮다”며 “한국의 경우 물가 안정을 통한 금리 반등과 이에 따른 가치주 상대 가격 회복이 경기민감주와 코스피지수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키움증권 (120,000원 ▼ 500 -0.41%) 연구원은 “같은 기간 근원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3%로 6월(4.5%)보다는 둔화되겠지만, 여전히 4% 이상에서 높게 유지될 것”이라며 “근원물가가 높게 유지된다는 점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우려를 자극할 소지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MSCI 지수 변경 시 편입·편출 종목 살펴야
한국 시각으로 12일 오전 6시에 발표되는 MSCI 지수 정기 변경 결과도 변수로 꼽혔다. MSCI 지수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자회사 MSCI에서 만든 주가지수로 분기, 반기별로 편입 종목을 변경(리밸런싱)한다.
MSCI 지수에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유입돼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비엠 (292,600원 ▼ 1,900 -0.65%), 카카오게임즈 (82,300원 ▼ 1,900 -2.26%), SK아이이테크놀로지 (212,500원 ▼ 4,000 -1.85%)(SKIET) 등이 신규 편입 종목으로 거론됐다.
6일 상장한 카카오뱅크나 10일 상장하는 크래프톤도 특례 편입 가능성이 점쳐졌다. 반대로 LG생활건강 (1,457,000원 ▼ 10,000 -0.68%) 우선주가 편출 종목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 (9,000원 ▲ 40 0.45%) 연구원은 “이번 발표 이후 변경 사항은 8월 31일에 적용될 것”이라며 “실질적인 패시브 자금 유입은 그때야 이뤄지겠지만, 이를 예상한 액티브 자금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해볼 수 있겠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경기 고점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경기 사이클과 별개로 향후 실적이 양호할 업종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는 점도 업종 관점에서 대응할 필요성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최근 미국 주요 경제지표는 컨센서스를 밑돌며 경기 고점 논란을 야기했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2일 발표된 7월 ISM제조업지수 모두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향후 경기와 기업이익 개선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는 주식시장에 부정적 요인으로 부각됐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현재의 양호한 실적, 미래 경기 우려, 정책 기대감 사이에서 박스권 움직임을 지속할 것”이라며 “실적이 양호할 업종 위주의 종목 대응을 권고한다”라고 설명했다. 관심 업종으로는 인터넷, 게임, 헬스케어 등을 꼽았다.
코로나 확산이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를 심각한 리스크로 받아들이는 경우는 적어지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도 불구하고, 주간 이동량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전국 이동량이 전주 대비증가했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 확산을 경기와 주식시장 전반에 걸친 리스크로 인식하기보다는 업종 관점에서 대응할 이슈라고 해석하는 편이 적절하겠다”며 “앞으로 꾸준할 백신 수요와 관련된 헬스케어 주식, 코로나가 남아있더라도 여전히 진행될 서비스 분야 회복과 관련된 리오프닝주를 동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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